'킹오파'라면 당연히 컨트롤이 중요할 줄 알았다. 스토리가 흘러가고 대전 장면이 나와서 컨트롤(터치)에 힘을 주려는 순간, 자동 전투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김이 빠진다. 조이시티가 출시한 신작 '킹 오브 파이터: 서바이벌 시티'를 즐긴 초반 소감이다.
물론 스킬이 존재하긴 한다. 게이지가 차면 버튼을 눌러 스킬 방향을 설정해줄 수 있다. 이마저도 '자동스킬'이 가능해서 전투는 완전히 자동전투로 진행된다. 컨트롤이 필요 없는 게임인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 조이시티는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로 초대박을 쳤다. '캐리비안베이' IP를 가져왔지만 게임의 바탕이 조이시티 게임의 큰 줄기 중 하나인 전략시뮬레이션이다. 이 장르에서 초대박을 쳤으니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여기에 '킹오파' IP를 빌린 전략시뮬레이션이 나온다고 하니 ‘킹오파: 서바이벌 시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한번 든 실망감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았다. 자동전투는 실망스럽지만 분명 전략시뮬레이션의 기본적인 재미를 줄 것이라는 기대는 남았다. 그런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보스에게 몇 번 패배를 당하고는 '어라?'라는 느낌이 강했다. 기존의 전략시뮬레이션이라면 5분 가속 아이템을 소진하는 등 어떻게든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면서 게임에 정을 붙이게 해주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
그런데 초반부터 높은 허들이 있으니 게임에 대한 관심이 식을 수밖에 없다. 캐릭터들 강화에 나섰지만 UI가 직관적이지 않다. 같은 캐릭터를 합치니 성급이 높아진다. 하지만 장비는 합쳐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티어를 높이라는 메시지는 계속 뜬다. 뭐하자는 건가 싶다. 몇 번이나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 보니 장비도 합쳐진다. 일명 '머지'를 도입한 것이다. 이런 오류가 몇몇 있다. 신선하지만 이런 작은 버그에 게임의 재미가 저하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몇 가지의 고비만 넘기고 나면 일반적인 MMO전략게임과 동일하다. 다른 것을 찾기 힘들다. 앞서 잠깐 언급한 머지의 재미도 소재가 많아야 한다. 특이한 것은 마을의 주거지나 식당 등의 건물도 머지가 가능하다는 부분인데, 지속적으로 머지를 해야 재미있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머지의 재미를 메인으로 하기도 힘들다.
다만 이 게임은 계속해서 캐릭터들의 전투력을 올리고, 필드에 나가 다른 이용자와 겨루는 전쟁 게임의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KOF IP를 사용해서 반갑기는 하나, 오리지널 KOF의 추억을 되살리기 어려웠다. 오히려 오리지널에 낫겠다싶은 느낌의 그래픽이다.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전략의 기본적인 재미는 주는 '평작'이라 평가할 만하다.